2024년 회고 - 경험과 도전적 변화의 해

작성 : 2024-12-28수정 : 2024-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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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작년에는 회고를 진행하고 만다라트 차트를 그리며 다음 해를 기약했었는데, 역시 나는 그런 계획적인 사람이 아니었다. 이를 반영하여 올해는 마음 편히 회고하고 다음 해를 그려보려한다. 글또에서 열린 회고 번개에 참석하여 같이 회고를 작성하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감사하게도 카일스쿨 성윤님이 연말 회고 템플릿을 사용할 수 있도록 공유해주셔서 빠르게 몰입해서 회고할 수 있었다.


 카일스쿨 성윤님의 템플릿을 사용하여 작성한 2024년 연말 회고

카일스쿨 성윤님의 템플릿을 사용하여 작성한 2024년 연말 회고


이 템플릿은 인프런에서 진행한

판교 퇴근길 밋업 - 연말 회고

편에서 공유하시며 사용하신 자료인데, 추후 인프런에서 따로 공개된다고 한다.


경험과 도전적 변화의 2024년

1년은 사람이 성장하기에 참 긴 시간이고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올해는 유독 새로운 경험과 도전적 변화가 많은 해였던 것 같다.


경험

처음 헬스를 시작해서 꾸준히 운동하며 건강과 자존감을 챙기고, 처음 어릴 적 꿈꾸던 겨울 삿포로를 여행하고, 처음 학교나 회사가 아닌 개인 일정으로 제주도를 여행하고, 처음 다이빙을 배우고, 바닷 속을 구경하고, 처음 말도 타보고, 처음 노엘 갤러거와 AJR의 공연도 봤다. 혼자서 프로젝트를 끌어보고, 내가 작성한 글의 힘을 느끼기도 하고, 커피챗을 통해 최종 이직까지도 진행했다.


변화

올 여름 문래동에서 재미삼아 본 첫 사주에서 이르기를, 내 이동운은 25년에나 있다고 했다. 그런데 24년이 끝나기 전에 사는 환경이 바뀌고 다니는 회사가 바뀌었다.

(사주를 맹신하지 말자)

이사하는 과정은 힘들었고, 이직 후 마주한 많은 도전들에 힘이 들기도 하지만, 더 즐겁고 뿌듯한 일을 할 수 있게 되어 밀도 높고 보람찬 하루들을 보내고 있다.


기억에 남는 사건

여행

여행에 흥미가 없어져 어릴 때부터의 버킷 리스트였던 겨울 삿포로도 별로 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는데, 친구 덕분에 끌고가졌다. 그리고 스키장, 오타루마을, 흰수염폭포, 동물원, 삿포로 축제, 외국인 친구 등... 너무 다양한 경험을 하며 잃었던 열정과 호기심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보통 여행의 끝에는 집을 가고 싶어하는데, 바로 다시 여행가고 싶은 기분이 든 여행이었다.


 흰수염 폭포. 이렇게 날이 좋은 게 운이 좋은 거였다고 한다.

흰수염 폭포. 이렇게 날이 좋은 게 운이 좋은 거였다고 한다.


이후 여름에 제주도 여행을 떠나게 되고, 가보고 싶던 사려니 숲길을 갔다. 추적추적 비가 오는데, 나무가 막아주는 길 사이로 걷고 벤치에 누워 쉬던 게 인상 깊게 남는다.


 비 오는 사려니숲길

비 오는 사려니숲길


신규 프로젝트

회사의 신규 서비스의 초기 기획부터 릴리즈 후 개선까지 FE를 혼자서 담당하여 끌고 가보았다. 혼자서 작업한 경험은 꽤 있었지만, 기술 선택, 개발, 릴리즈 및 이후 확장까지 하나의 프로젝트로 모두 혼자서 진행해 본 경험은 처음이었다. 혼자의 한계는 있었지만 이전 업무로 충족되지 않던 많은 부분을 시도하고 경험할 수 있었다. Antd를 래핑해서 사용한 것을 활용하여 디자인 리소스도 최소한으로 사용되도록 커뮤니케이션하고, 코드의 경계에 대한 고민도 하며 빠르게 작업하기 위한 패턴을 고민하던 시기였다. 추후 이직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던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동료 분과도 이야기했었는데, 새 프로젝트에서 마음껏 뛰놀 수 있다는 것은 개발자에게 큰 복지인 것 같다.


부동산

서울에 올라온 지 약 4년 만에 경기도로 다시 이사했다. 이전 집에서 이사 나올 때 집주인의 무례, 인테리어 공사로 인해 약 3주간 거주하던 반지하 원룸, 치킨을 잘못 먹고 본 이사날 전 토하고, 계속 자금 흐름을 계산하고, 가구를 계획하고, 이사 후 정리하는 등의 나날들… 다행히 익숙한 회사 업무라 병행할 수 있었고, 이직 전에 잘 마무리되어 다행이다. 더 편해진 집에서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이직

언젠가 하게 될 이직을 위해 천천히 준비하고 종종 지원하며 경험을 쌓고 있던 중, 블로그에 발행된지 1년도 더 된 글을 보고 연락온 커피챗을 기점으로 새로운 이직 프로세스가 진행되었다. 감사하게도 서로의 기대가 잘 맞았고, 알게 될 수록 내가 찾던 문화와 성장이 있는 곳으로 이직할 수 있었다. 이직 후 업무 강도는 올라갔지만, 그로 인한 개인적 성장과 제품적 성취, 그리고 자율과 책임이 있는 회사의 조직문화가 매우 마음에 든다. 이렇게 멋진 분위기 속에서 몰입하는 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성장하고, 이뤄내며 앞으로 더 높아질 날들이 기대된다.


입사 후 한 달도 안되었을 때 송년회를 함께 했는데, 지난 1년을 다함께 자축하는 모습이 멋있었다.



물놀이

물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무서워하지만, 물 속의 세상은 궁금해하고는 했다. 수 차례 수영을 배우다 그만두기를 반복한 끝에 어느 정도 자유형은 할 수 있게 된 지금, 자의 반 타의 반에 이끌려 첫 프리다이빙을 배우게 되었다. 가만히 숨은 잘 참지만 여전히 물 속에서 유영은 잘 못하고, 심지어 1시간만 연습하고 나면 멀미를 하게 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이를 발판삼아 스노클만 있으면 물에서 놀 수 있는 사람이 되었고 호핑투어 스노클링과 체험 스쿠버 다이빙을 통해 제주도 여행에서 물 속의 세상을 구경할 수 있었다. 떼 지어 다니는 물고기, 새끼 한치, 바위 틈을 노니는 물고기, 노란 꼬리의 물고기 한 쌍 등 무척 예쁘고 신기했다.


 처음 해 본 체험 스쿠버 다이빙

처음 해 본 체험 스쿠버 다이빙


아이폰 변경, 선글라스 구매

기존 사용하던 아이폰 기종을 SE2에서 16으로 변경했다. 커진 크기는 여전히 좀 불편하지만 Face ID, 오래가는 배터리, 듀얼 카메라 렌즈, 사라진 렉 등 일상의 많은 영역에서 편의가 증가했다. 실제 생산성 측면에서도 체감이 많이 된다. 살면서 처음으로 선글라스도 구매해봤는데., 덕분에 여름철 햇빛에 괴롭지 않고 다닐 수 있었다. 내게 실질적이고 꾸준히 영향을 줄 수 있는 영역에 대한 투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는 영역이었다.


투자

4년간의 주식 수익을 잃고 심지어 원금 보다도 마이너스로 갔다가 이제 겨우 원금을 회복하는 지경이다. 큰 고민 없이 우량주에 투자한 탓인데, 하필 그게 또 국장이라 더욱 그렇다. 잃지 않는 투자에 대해 강조하지만, 이제 어느정도 출렁이더라도 적어도 원금 아래로 떨어질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해서 시장의 변화에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있었는데, 원금 손실 범위로 진입했을 때는 정말 큰 충격이었다. 이사로 큰 돈이 나가는 시기와 겹쳐 더욱 심했는데, 그래도 이제는 모든 걸 수용하고 현실을 받아들인 단계다.


독서모임 엔딩 크레딧

3년 반 넘게 진행한 독서모임이 각자의 삶의 변화로 인해 끝을 맞이했다. 이제는 종종 모일 일이 생기면 겸사겸사 진행하기로 하며 공식적인 일정은 끝이 났다. 나부터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구성원은 아니었고, 또 각자 바빠진 삶에서도 누군가만 열심히하다 상처를 받다 안좋게 끝나는 것보다 이게 맞다는 걸 안다. 하지만 알면서도 그 삶의 뒷 맛은 여전히 씁쓰름하다.


조회 수 1만을 넘긴 글

5주간 Cursor IDE를 사용하며 느낀 점을 작성한 글을 링크드인에 올렸는데, 다들 재밌게 읽어주셔서 제대로 글로 작성해서 발행했었다. 5월 11일에 발행된 이 글이 올해 조회 수 1.3만을 달성했다. 블로그에 유입되는 대부분의 트래픽을 담당하고 있어 얼떨떨하기도 하다. 덕분에 올해 누적 방문 수가 2.5만을 넘길 수 있었다. 내 경험이 담긴 글이기 때문에 많이 읽어주신 것 같은데, 이후 이 정도의 힘을 가진 글을 더 써내지 못해 아쉽다.


 올해 블로그 방문 그래프

올해 블로그 방문 그래프


올해의 깨달음

본능대로 살 수 없다.

내 본능과 내 지향점은 다르다. 본능을 이겨내야 원하는 새로운 시도와 경험, 성취들을 이뤄낼 수 있다. 본능을 따르면 결국 정신이 괴로워진다.


목표가 있어야 한다.

이직이라는 도전을 앞두고 평안한 시간이 끝날 것이라는 고민이 되긴했는데, 이직 후 편하지는 않지만 새로운 목표와 챌린지들을 앞두고 새로운 열정이 생겨났다.


순간의 방향성

원체 큰 계획없이 사는 사람이라는 건 알았지만, 작년에는 처음 만다라트를 작성해보았다. 중간중간 다시 들여다보기는했지만, 그 때의 마음가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뿐 그 액션아이템을 지켜야한다는 생각으로 뭘 하게 되지는 않았다. 업무를 벗어난 내 인생은 큰 로드맵이나 자세한 계획보다 순간의 방향성으로 이루어진다.


문화 생활이 밀렸다.

기본 삶이 바빠지니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노래를 찾아 듣던 지금까지 좋아하던 일련의 생활들을 거의 하지 못했다. 내가 바뀐 걸까, 어쩔 수 없는 걸까? 내년에 다시 알게 될까


돈을 잃지 말자.

많은 신경을 쏟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형주의 비중을 너무 늘렸고 대응이 어려웠다. 차라리 그게 국장이 아니었더라면...


생산성 측면에서 고민하자

샀으니 마냥 오래 쓸 수록 좋다거나, 가격이 있으니 참기 보다는 내 생산성에 영향을 많이 줄 수 있는 부분이면 과감히 적용하자.


하나의 팀, 하나의 목표

올해 최강야구를 재밌게 보고 있는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이직한 KOS팀에서 느껴지는 제품에 대한 애정과 몰입, 열정들에 따라 신난다. 팀을 이루어 같이 무언가를 향해 몰입해서 달려가는 과정이 즐겁다.


운동은 생각없이

그동안 나는 웨이트를 재미없어 할 것 이라며 신 포도와 같이 취급했었는데, 내 예상과 달리 재미있었다! 실제로 건강과 자존감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고 이전에 들지 못하던 무게로 운동하고 내려둘 때면 성취감도 느껴졌다. 이사와 이직이 겹치며 못 다니기 시작했는데, 즐거웠던 기억이 있음에도 한 번 쉬니 다시 시작하기가 어렵다. 생각없이 헬스장을 결제해놓아야 꾸준히 할 수 있는 것 같다. 내년에도 1월부터 헬스를 시작하는 것을 목표하자.


게임 탈덕이 아닌 휴덕

게임을 안 한지 매우 오래되었는데, 올해 롤을 시작하고 포켓몬 카드 게임을 조금씩 하고 있다. 둘 다 매우 라이트하게 플레이하고 있는데, 멀미나거나 무거운 게임들은 못하겠지만 게임하는 것을 아직도 좋아하는구나 싶다.


2025년을 그려보며


환경

본능을 이기고 계속 나아가는 것에 대해 환경과 사람이 내게 주는 영향을 인정하고, 내 목표를 향한 길에 나를 유도하고 몰아넣을 주변 환경을 만들자.


자기효능

자기효능감은 삶의 중요한 이유이자 원동력이다. 이게 바탕이 되어있어야 내가 더 효율적으로 가용될 수 있는데, 그런 측면에서 회사 업무에 대한 전문 지식을 키울 필요가 있다.


미용의료 병원향 SaaS 제품에 대한 도메인 지식을 비롯해서 현재 제공 중인 서비스와 구조에 대한 부분을 파악하여 플래닝과 코드 설계 단계에서의 영향력을 늘리고, 우리 팀에서 지향하는 기술적 방향에 대한 지식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감사하게도 내 성장을 위해 회사와 팀 차원에서의 지원도 받을 수 있으니 멋진 환경이다!


우선 나에게 투자

미래와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재테크는 거의 필수인 시대에서 올해는 그 필요성에 대한 강박을 조금 내려놓고 ‘나’에게 투자할 생각이다. 예측할 수 없는 트럼프 시대가 오기도 했고, 지금껏 벌었던 주식 투자 수익도 초기화가 되었으니 선택과 집중을 위해 과감히 포기하기로 한다. 복리의 힘을 생각하면 더욱 FOMO가 밀려오기도 하지만, 예금을 이용하며 시장에는 최소한의 관심으로 주식 모으기를 하는 한 해를 보내보자. 천천히해도 늦지 않다, 시장에 대응할 생각은 내려두고, 돈을 잃지 않는 방법에 집중하자.

단, 내 재무에 대한 파악은 해야 한다.


네트워킹

현재 회사에 있는 커피챗 문화만해도 회사의 다양한 멋진 분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외에도 글또 등을 통한 커뮤니티를 통해 다양한 분들과 활동할 수 있다. 그렇지만 피곤해하고 많은 모임을 수행하지 못하는 특성을 고려하여 일부 환경에만 집중해보자.


감사

내 삶을 함께 해주는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감사를 표현할 수 있는 한 해를 보내자. 항상 감사하고 겸손하자.


운동

헬스를 다시 시작해야한다. 올해 못 이루었던 목표에 이어서 다시 도전해보자.


여행

굳이?? 라고 할 만한 여행을 다녀와보자. 시간과 돈이 아깝다고 생각하지말고, 굳이!



에필로그


 눈 맞은 르타오 소프트 아이스크림

눈 맞은 르타오 소프트 아이스크림

폭설을 치우는 차 옆에서 내리는 눈을 맞으며 르타오 소프트 아이스크림 들고 가는 기분은 여행자임을 실감케했다.



 에픽하이 공연 사진. 반짝이는 법규봉.

에픽하이 공연 사진. 반짝이는 법규봉.

인천까지 가서 본 두 번째 에픽하이 공연이었는데, 이제와보니 저 법규봉이 필요한 날이 오더라.


 강남을 지나가다 우연히 본 이무진 버스킹

강남을 지나가다 우연히 본 이무진 버스킹

독서모임을 끝내고 지나가는 길에 익숙한 목소리에 엄청 노래 잘 부르는 분이 있어서 가봤더니, 이무진의 깜짝 버스킹이 열리고 있었다. 이후 한동안 이무진 노래만 들었더란다.


 석촌호수에서 떨어지는 벚꽃과 함께 글쓰기

석촌호수에서 떨어지는 벚꽃과 함께 글쓰기

바람에 꽃잎이 흩날릴 때, 벤치 한 켠에 앉아 노트북을 타닥거리고 있으니 벚꽃이 마구 내려와 앉는다.


 노엘 갤러거 공연 사진

노엘 갤러거 공연 사진

이제 재결합하신다고 합니다.


 AJR 공연 사진

AJR 공연 사진

미 대선의 영향을 받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그래도 기대 이상의 멋진 퍼포먼스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오프로드 스테이션에서 이재용 회계사님도 뵙고, 김창선님도 뵈었다.

오프로드 스테이션에서 이재용 회계사님도 뵙고, 김창선님도 뵈었다.

머니그라피 채널을 통해 알게되었는데, 이재용 회계사님 강연을 듣기 위해 갔다고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김창선 님도 뵙고 짧게 대화 나누고, 명함도 받을 수 있어 신기했다.


 폭설로 눈 초밥이 된 차

폭설로 눈 초밥이 된 차

11월의 기록적인 폭설로 차가 눈 초밥이 되어버렸다. 첫 눈이 와도 눈싸라기겠거니 밖에 두었다가 헛웃음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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