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회사에 피드백을 요청해보았다.

개인적으로 회사에 동료 피드백을 요청하기까지의 결심과 진행한 내용은 위의 ‘같이 읽어보면 좋은 글’을 통해 알 수 있다. 실제 구글 설문지를 통해 동료들에게 피드백을 요청한 후 받은 응답과 그에 대한 생각들, 또 이번에 진행해본 내용에 대해 후기를 작성해보려고 한다.

구글 설문지를 작성한 후 어떻게 공유해야 하는 지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할 수밖에 없었다. 동료 피드백은 커녕 프로젝트 회고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환경에서 갑자기 요청하는게 쉽지 않았다.

슬랙에 메시지를 다 작성해두고, 꽤나 마음 떨리며 고민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진행하는 타운홀을 위해 전사 설문조사가 공지로 나간 시점에 공유하게 되기도 했다. 전송하고 나서는 후련해진 속으로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라는 생각에 설레기도 했다. 메시지를 확인한 대다수의 분들이 이모티콘으로 응원을 보내주셨고, 비슷한 시간에 한 동료 개발자 분께서 어제 이야기한 내용을 언제 채널에 올리냐고 물어보시기도 했다. 아마 내가 갈팡질팡 하고 있으면 힘이 되어 주고 싶으셨던 건 아닐까하고 혼자 추측해 본다.

이후 주말이 지나는 시간 동안 총 5개의 피드백이 도착했다. 나를 제외한 전체 13명 중 5명. 참여율로 따지면 약 38%다. 처음 목표인 50%보다는 다소 부족하지만 의미있는 참여도라고 생각한다.

5개의 응답들을 토대로 동료들과의 협업에서 내가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고, 어떤 역량으로 평가되고 있는 지 가늠할 수 있었다. 감사하게도 좋은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특히 커뮤니케이션과 의견 개진에 대해 열심히 노력하던 부분들에 대해 인정과 응원을 받는 느낌이라 더욱 좋았다. 다만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에 크게 의미는 두지 않으려고 한다.

또 전체적으로 비슷한 내용이 언급된 것을 통해 안개처럼 떠다니는 방안의 코끼리에 대해 다들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바가 많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느끼고 있는 문제였는데 조직 차원에서 해결되어야 할 문제라 다소 방치하고 있었던 것 같다. 변화하기 위한 노력조차 하지 않으면 결국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더 이상 코끼리를 외면하면 안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동료 한 분이 개발팀의 설문지를 만들어 오셨다. 각자 개발팀에 대해 솔직한 피드백을 주고 받기 위한 설문으로 내가 피드백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고 영향을 받아 준비를 하셨다고 한다. 팀 피드백까지 진행한 이후 앞으로도 꾸준히 진행해서 더욱 데이터를 쌓아보자는 팀 내의 의견들이 내심으로는 뿌듯하고 감사했다. 다만 처음 진행한 이 팀 피드백이 과연 솔직하게 진행되었을까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남는다. 이미 나조차도 몇몇 문항에 대해서는 실제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씩 더 좋은 내용들을 썼기 때문이다. 에이, 그래도 이렇게 얘기할 자리가 생겨나가는 게 어디겠어. 서로의 성장에 대한 디딤돌이 되어주기 위한 좋은 피드백 문화가 잘 정착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