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틸의 제로 투 원을 읽고 - 미래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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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머리말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이자 페이팔의 대부, 피터 틸의 <제로 투 원>은 그가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강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2014년에 출판된 책이다. 내가 느낀 주요 메시지는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 ‘성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라’ 정도가 되겠다. 다른 분들의 2024년을 회고하는 글에서 이 책을 좋게 평해주신 것들이 기억이 나는데, 마침 팀에서 다같이 필독하고 북토크를 진행하기로 하여 읽어보게 되었다.
“우리의 미래는 아무것도 없거나, 무언가가 있거나 둘 중 하나다. 그리고 그것은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있다.” - 책 중에서
후기
후기
이미 10년 전에 출판된 만큼 이제는 많은 사람들한테 읽혔을 것이다. 그런데 여전히 이 책이 추천되는 것은 그 내용이 여전히 유효한 세상이라는 반증일테다.

테슬라 시가총액 추이. 출처: tradingeconomics
2014년의 책에서 테슬라가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꼽았다. 궁금해서 테슬라의 시가총액의 변화를 살펴보니 책이 출간되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약 30억 달러에서 1,232억 달러로 40배 정도 상승했다.
그 때 책 읽고 테슬라를 샀었더라면…

팔란티어 시가총액 추이. 출처: tradingeconomics
피터 틸이 페이팔 때의 경험을 토대로 2003년 새로 창업하고 2024년 상장한 빅 데이터 분석 기업인 팔란티어는 현재 시가총액 144억 달러의 기업이 되었다. 내 기억으로는 코로나 시기에 폭등하고 폭락했을텐데, 그게 무의미할 정도로 많이 높아졌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기존의 판도를 바꾸고, 독점하고, 마피아라고 할 정도로 끈끈한 관계를 만들고 결국 세상을 바꾸며 계속 성공을 이어가는 그들의 능력은 경탄스럽다. 2014년에 이 책에 귀를 기울이고 투자한 사람이 있다면 같이 성공을 향유하고 있을 텐데, 약 10년이 더 지나고 AI가 세상을 바꾸고 있는 새로운 시대에도 그들의 이야기는 계속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2035년이 되었을 때 이 책은 또 어떻게 평가받게 될 지 궁금해진다.
피터 틸이 그린 혁신 기업의 모습인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시장의 판도를 바꾸며, 독점을 통해 지속적인 혁신을 이끌어내는 모델을 통해 기존의 대기업이 무너지는 것도, 새로운 대기업이 나타나는 것도 보았으며 그 독점력을 기반으로 세계에서 한 손에 꼽히는 기업가 되는 것도 지켜봐왔다. 정부는 때로는 독점에 철퇴를 내리면서도 특허 등을 통해 독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줌으로써 새로운 혁신을 불러일으킨다. 혁신과 성장이 사라지면 자본주의의 수레바퀴는 멈추게 된다. 힐링페이퍼가 말하는 캄캄한 밤의 세계관에서 한 걸음 앞서가기, 그게 바로 꾸준히 1을 더해가는 길인 것 같다. 그리고 이를 위해 구성원 모두가 같은 목표를 믿는 광신 문화가 필요해지게 된다.
그러나 AI 시대가 도래하고, 강력한 AI 기업들의 독점적 지위가 심화되면서, 단순한 경제적 독점을 넘어 인류의 미래에 대한 통제력마저 독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자연스레 하나의 글로벌 대기업에 몰리던 것을 넘어 각자의 AI 주권을 가지고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과하게 먹으면 탈이 난다. 진짜 독점을 유지하기 위한 존속성에 많은 도전을 받게 될 것 같다.
시간도 의사결정도 모두 지수 그래프를 따르기 때문에, 어느 한 순간은 다른 모든 순간보다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작년의 투자 실패로 그동안의 수익을 모두 잃어본 경험을 했기 때문에 더욱 와닿기도 하는데, 올해 목표를 ‘순간의 방향성’에 충실하기를 설정한 내게는 단순히 성공이 아니라 삶에 대한 메시지로 느껴졌다.
독점과 우연에 대한 의문
독점과 우연에 대한 의문
혁신을 만들고 성공으로 이끄는 독점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소비자의 입장으로써는 독점을 통한 시장 지배력의 남용이 걱정되기는 한다. 독점이 자극하는 혁신이라는 순기능과 제한이라는 역기능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자연스럽게 독점 기업이 다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
피터 틸은 제로 투 원을 위해 우연이라는 폭군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하며 이는 벤쳐 투자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말한다. 이 둘을 조금 분리해서 살펴봤을 때, 투자의 관점에서 우연이라는 폭군을 제거하는 것은 혁신을 이뤄낼 소수의 기업을 골라서 투자하라는 것인데 과연 이게 가능한 일인가? 그는 성공해왔기 때문에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닌가? 이를 떠나서도 마이클 샌델이 말하는 ‘우연’의 개념에 대해 공감하는 입장으로써 폭군으로 치부하는 것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기억에 남는 글의 내용
기억에 남는 글의 내용
피터 틸이 말하는 미래는 현재와 달라야 한다. 단순히 오지 않은 시간이라해서 미래가 될 수 없다. 이 다름을 만들어내는 것이 제로 투 원, 혁신이다.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 책의 표지에도 나와있는 이 문구는 책에서 말하는 핵심이다. 시장과 경쟁하고, 다른 서비스와 경쟁하고, 심지어는 승리해도 얻을 것 없는 시장에서 경쟁하지 말고, 독점할 수 있는 기 업이 되라는 것이다. 그렇게 독점 기업이 되면 경쟁에 쓰일 비용을 제품과 고객에 집중하여 더 격차를 만들어낼 수 있다.
경쟁하지말고 독점하라.
독자 기술: 대체 기술보다 중요한 부분에서 10배 이상의 우위를 차지한다.
네트워크 효과: 더 작은 시장에서 시작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수록 더 유용해진다.
규모의 경제: 판매량이 클수록 고정비가 분산되어 이익이 증가한다.
브랜드 전략: 독점 기업이 될 강력한 수단이지만 반드시 실질적 무언가로부터 시작되어야한다.
시장을 파괴하지마라.
우연이라는 불공평한 폭군부터 제거하라.
기하급수적 성장을 과소평가하지마라. (꾸준함)
오로지 잘하는 것에만 집중하라.
단, 그 일이 과연 미래에도 가치가 있을 것인가?
숨겨진 비밀을 찾아라.
어려운 것은 성취할 수 있지만, 불가능한 것은 성취할 수 없다.
실제로 즐겁게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을 채용하라.
뛰어난 세일즈와 유통은 그 자체로 독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
시장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가장 먼저 점령하는 사람이 전체 시장의 라스트 무버가 된다.
기업는 제품을 파는 것 이상으로 기업를 직원과 투자자에게 팔아야한다. 기업를 미디어에 파는 것은 다른 모든 이들에게 기업를 팔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다.
광신 문화로 표현되는 이 말은 다른 사람들이 놓친 ‘무언가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광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는 이들, 같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이들, 같은 역사를 공유하는 이들을 모아 같이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는 팀을 구성하도록 한다. 그렇기에 초기 직원 수를 많이 늘리기보다는 이 문화를 같이 만들 수 있는 사람과 함께 해야 한다.
“기업는 제품을 파는 것 이상으로 기업를 직원과 투자자에게 팔아야 한다.”
기술, 시기, 독점, 사람, 유통, 존속성, 숨겨진 비밀
피터 틸은 기업의 조직 구조는 봉건적 군주제와 ‘유사’하다고 말한다. 혁신을 위해서는 강력한 비전을 가진 리더의 명확한 방향 제시가 필요하며, 동시에 모든 구성원들로부터 최선의 성과를 끌어낼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내야 한다.
독점하지 못한 기업는 제품의 시장을 작게 축소함으로써 독점력을 강조하고, 독점한 기업는 제품의 시장을 넓게 확장함으로써 독점 사실을 숨기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