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동료에게 피드백을 요청하기까지.

작성 : 2023-06-08수정 : 2023-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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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청할 결심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붉은 여왕은 말한다.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힘껏 달려야만 이곳에 겨우 머무를 수 있을 뿐이야.” 라고. IT 스타트업에서 살아남기 위해 당장 눈 앞의 프로젝트를 해결해서 무언가 되게 하기 위해 마치 붉은 여왕처럼 달린다. 그러다 주위를 둘러보며 내가 놓친 것이 눈에 보일 즈음, 하나의 의문이 고개를 든다.


“나는 잘하고 있는건가?”


내가 지금껏 보내온 시간들을 돌이켜볼 틈 없이 달리다보면 미래에 대한 걱정과 의문 그리고 나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불과 한 달전에 내가 짠 코드가 레거시가 되어 나를 공격할 때나 2주도 안되어 사라지는 코드들을 볼 때면 이런 불안감과 함께 내 성장과 성취에 대한 의문은 더욱 커져만 갔다. 이를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하나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같이 일해 온 동료들에게 솔직하게 물어보는 것.

1on1, 마이크로 매니징, 피드백, 회고 등… 예전의 애자일 방법론처럼 이제는 피드백이라는 문화가 하나의 유행이 되어 떠돌고 있다는 점을 방패삼아 넌지시 동료들에게 피드백에 대한 요청을 건네보기로 했다.

회사에 피드백 문화가 조성되어 있지 않고, 리더의 매니징에 갈증이 나면 어떠랴. 목 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서 같이 나눠 마시면 좋지 않은가. 외려 피드백은 상사가 부하 직원들에게 요청할 때 조심스러울 점이 많지, 부하 직원이 요청할 때는 조심스러울 게 없었다.

다만 나도 잘 알지 못하는 내용을 동료들에게 요청할 수는 없어 나부터 알아보기로 했다. 우선 동료 피드백에 대해 알아보고, 동료들에게 어떻게 피드백들을 요청할 지에 대해 고민해보기로 했다.



CSS로 동료 피드백 요청하기

동료 피드백에 대한 글들을 이리저리 읽다보니 공통적으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서로와 서로의 성장을 위해 솔직한 목소리를 개진하는 것.

이게 내가 정의한 동료 피드백이었다.

하지만 막연히 피드백을 요청했을 때에는, 특히 피드백 문화가 잘 조성되어 있지 않은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는 좋은 피드백이 오가기 힘들것이란 건 해보지 않았음에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사람은 A, B, C, D, E의 선택지가 있을 때보다 A, B의 선택지가 있을 때 더 선택을 잘하고, 하나의 키워드를 제시했을 때 더 넓은 사고와 상상을 하게 되는 것을 이용하여 양질의 피드백을 구하기 위한 최소한의 템플릿을 만들기로 했다.

피드백 중 자주 사용하는 프레임워크는

CSS

(Continue, Start, Stop),

SKS

(Start, Keep, Stop)가 있는데 내게는 둘이 동일하게 느껴졌다. 동료 피드백 중 지지적 피드백과 교정적 피드백에 대한 그룹화라는 것은 동일한데 그저 명명을 다르게 한 것 같다. 이 중 나는 CSS를 선택했는데, 상대에 대한 지지가 제일 먼저 위치해 있는 것도 더 마음에 들고 어감도 더 좋았기 때문이다.

CSS 프레임워크를 이용하여 주관식으로 동료들의 의견을 수집하고, 여타의 설문조사 처럼 1점~5점 따위의 점수를 책정한 객관식 문항을 일부 배치하여 설문을 꾸릴 수 있을 것 같았다.


  • Continue→ 이대로 계속 해주었으면 하는 내용들

  • Start → 이렇게 해줬으면 하는 내용들

  • Stop → 이 부분은 고쳐졌으면 하는 내용들


이제 동료들의 편한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예시를 들기 위해 Chat-GPT에게 물어보았는데, 과하게 느껴지는 대답들이 Chat-GPT의 티가 여실히 나는 것 같았다. 문장들의 어조나 단어 등을 다듬어 보았음에도, 주제를 바꾸지 않았기에 광범위한 피드백이라는 느낌은 여전히 지울 수 없었다.


Continue

  1. “다른 팀원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챙기려고 노력하는 태도 덕분에 우리 팀간 소통에 심리적 안전감이 생길 수 있는 것 같아.”

  2. “어려운 상황에서도 차분하게 해결책을 찾아내는 위기 대응 능력이 탁월하다고 생각해. 덕분에 우리 팀이 큰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많은 도움이 되었어.”

  3.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모습에서 정말 좋은 리스너라는 생각이 들었어. 항상 공정하게 다른 의견을 듣고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해주는 건 너의 강점이라고 생각해. 조직 차원의 의사결정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어.”

  4. “디테일한 작업에 대한 주의력과 일에 대한 집중력이 뛰어나. 항상 세심하게 관심을 가지고, 오류를 찾는 등의 노력 덕분에 결과물의 완성도가 좋아졌어.”

  5. “항상 긍정적인 에너지로 동료를 격려하고 협력하는 모습 덕분에 우리 팀이 더욱 친밀해지고 강한 유대감을 가지게 되는 것 같아.”


Start

  1. “다른 사람들과 자신의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자신의 아이디어를 더욱 활용해보면 좋을 것 같아.”

  2. “전문적 지식이 뛰어나 교육 세션이나 멘토링 등 이를 동료들과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어 동료들과 공유하면 팀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3. “자신감있고 명확하게 팀원들과의 의사소통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 더 많은 팀원들과 소통하며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우는 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4. “어려운 상황에서도 냉정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있는데, 동료가 어려워할 때 같이 고민하고 해결 방법을 찾아내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


Stop

  1. “일정이 촉박해지는 경우가 생기는데 시간 관리를 더 신경써야 될 것 같아. 일정관리에 대해 고민해보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보면 좋을 것 같아.”

  2. “비효율적으로 작업할 때가 있어보여. 반복적이고 시간 낭비하는 작업들은 자동화하거나 더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안이 있을 텐데 이에 대해 고민해보고 팀원들과 나누어 같이 개선하는 건 어떨까?”

  3. “때때로 감정표현이 과하거나 상대의 의견을 무시하는 것 같아 보일 때가 있어. 꼭 의도가 아니더라도 상대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스타일에 있어 조금 더 포용적으로 상대를 생각해보는 노력을 해보면 좋을 것 같아.”

  4. “비협조적인 모습보다는 같이 무언갈 만들어가는 동료로써 같이 협업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해줬으면 좋겠어.”


군대에서 감사일기를 쓸 때 사소한 것에도 감사를 적는 것처럼 좀 더 상세하고 현실적인 예시를 하고 싶었지만 그렇게까지 준비하기에는 실제 피드백 요청까지 시간이 더 오래 걸릴 듯 하여 적당히 마무리 짓기로 했다. 우선 한 번 진행해보고 그에 맞춰 다음 템플릿을 가다듬으면 되겠지.


객관식 문항

Chat-GPT가 작성해준 CSS를 보면 전체적으로 그룹화되는 영역이 존재한다. 이에 대한 점수를 물어보기로 했는데, 0점~10점까지 점수를 매길 수 있도록 했다.


  1. 전문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있나요?

  2. 어려운 상황이나 긴급한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있나요?

  3. 명확하고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나요?

  4. 일을 계획하고 조직화하여 일정을 관리하고 있나요?

  5. 창의적인 문제 접근방법을 가지고 있나요?


  • 0점 - 많이 부족하다

  • 5점 - 보통이다

  • 10점 - 매우 뛰어나다



Survey Form 작성

만만한 구글 폼을 이용하기로 했다. Nameme 개발했던 내용을 이용해서 사이트를 만들어볼까… 라는 생각도 잠깐 들었는데 나중에 개발해봐도 재밌을 것 같다. 😃

해당 설문에 대한 피드백 질문까지 포함하여 위 내용을 바탕으로 구글 폼을 만들었다.

  1. 동료 피드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2. 이렇게 피드백을 요청드린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3. 질문자에게 다른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이제 이 링크를 동료들에게 공유해서 피드백을 요청해보자.



동료에게 전달하기

우선 개발팀 회의 시간에 준비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런 목적을 위해 개인적인 피드백을 진행해보려 한다는 것에 대해서 공유했다. 이후 어떤 범위로 어떻게 진행해보면 괜찮을지에 대해 논의하였고 결론은 프로덕트팀 슬랙 채널을 통해 공유하여 진행해보자,가 되었다. 걱정과 우려에 대한 목소리와 함께 피드백이나 회고 등에 대한 물꼬가 될 수 있지 않을까에 대한 기대가 같이 어린 논의였다. 동료 피드백이 동료 평가가 되어 정치질이나 원색적인 비난 등 악용되는 사례들이 심심치않게 있는만큼, 많이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아래는 처음으로 슬랙에 피드백을 요청한 글이다.


이제 화살은 내 손을 떠났고, 결과를 기다려볼뿐이다.



CSS 피드백에 대해 스스로 하면 좋을 후속 질문

피드백이 내 행동에 대한 변화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 피드백을 받고 난 후 스스로에게 던지면 좋을 후속 질문들이다.


Continue

  • 당신이 적절한 방식을 구사하고 있어서 동료들이 계속 이어가길 바라는 일이 있나요 ?

  • 어떤 이유에 의해 당신은 이 행동에 스스로는 주목하지 않고 있었나요 ?

  • 당신이 이것을 계속 한다면 어떤 결과가 있을까요 ? 효과나 만족도 측면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


Start

  • 당신에게 어떤 일을 하라고 제안하는 것이 낯설거나 두려운가요 ?

  • 무엇이 당신을 걱정스럽게 하나요 ?

  • 당신이 하는 일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두려운가요 ?

  • 왜 동료들이 당신에게 새로운 것을 하라고 제안하나요 ? 그들은 이 제안을 통해 당신과 팀과 조직에 어떤 혜택이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


Stop

  • 당신이 강점을 발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피드백을 듣고 있나요 ?

  •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특정 행동을 바로 그만 둘 수 있나요 ?

  • 어떤 일을 그만둔다면 새롭고 색다른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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